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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의 옛날이야기 ⑪ 임진강의 섬 초평도

입력 : 2016-06-09 13:54:00
수정 : 0000-00-00 00:00:00

임진강의 섬 초평도

 

▲1956년_덕진산성쪽에서 보이는 가을 초평도

 

620리의 임진강 물길 중에 유일하게 섬이 있다. 파주시 문산읍 장산리에 있는 초평도이다. 크기는 약 53만평의 크기로 각종 습지나무와 흰꼬리수리, 왜가리 등 다양한 조류들이 살고 있어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한국전쟁이후 엄격하게 민간인의 출입이 금지되었다고 알려져 왔지만 1970년대 초까지는 미군이 진동면에서 주둔할 때는 그리 심하게 통제하지 않았다. 파평면 율곡리 살던 초등학생 시절에는 해마다 겨울이면 온 동네 아이들이 모여 임진강에 나가 초평도 앞까지 돌고 오는 썰매타기를 했었다.

 

▲겨울 초평도

 

초평도가 언제부터 생겨난 섬인지는 확실치 않다.

많은 사람들이 모래가 퇴적되어 만들어진 섬으로 알고 있는 이곳은 전문기관의 임진강 수해방지 연구논문에 기반이 바위로 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있다. 즉 깊은 강가운데 모래와 흙이 떠내려가다가 쌓인 게 아니라 그 곳에 큰 암반이 있었고 그 위에 모래가 쌓인 형태이다.

 

그렇다면 임진강의 초평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던 섬으로 덕진산성이 쌓아 올려지던 고구려 시대에 그 자리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있었을수도 있다.

 

▲1957년 건축중인 미군부대 앞의 여름 초평도 

 

어린시절의 화석정 정자위에서 훤히 보이는 초평도는 수풀만이 있던 곳이었고 장마때는 해마다 잠겨서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나 전쟁전에는 이곳에 몇가구가 거주하면서 수박이나 참외,땅콩등을 심었고 장마때 물에 잠기자 겨우 살아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옛 문헌에 임진나루나 선조가 피난했던 동파역에 대한 묘사를 한 한시들은 많은데 아쉽게도 초평도를 묘사한 시는 찾기가 어려웠다. 오래전 임진강을 오르내리며 즐기던 적벽의 뱃놀이는 임진나루 부근부터 두포리 부근까지 유람하는 것이라 이섬에 대한 시가 있을 것 같은데 아직 찾지 못했다.

 

▲1935년_화석정이 보이는 임진강 겨울 잉어잡이

 

초평도 전경 오른쪽에는 조선시대부터 유명한 임진강 겨울 잉어잡이가 행해졌다. 강 양편의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얼음을 뚫고 그물을 넣은후 굵은 나무로 강얼음을 두들겨 몰아 잡았다. 그리고 70년대 초까지 겨울에는 이곳에 문산 장산리, 임진리,율곡리 사람들이 모여서 얼음밑으로 팔뚝만한 고기를 닻 같이 생긴 낚시로 나꿔채 잡기를 하던 곳이다.

 

또한 초평도부터 화석정 밑의 임진강은 기록상 최초로 거북선이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태종 13년 2월에 “거북선과 왜선으로 꾸민 배가 해상전투 연습을 하는 것을 왕이 관람하였다”고 조선왕조실록에 설명되어 있다.

 

이런 역사를 간직한 초평도를 생태공원으로 개발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굳이 파헤치고 바꾸는 것 보다는 그곳은 그대로 두고 주변의 역사를 콘텐츠로 만들어 임진강둘레길을 따라 볼수 있고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파주시 파평면 율곡3리 사람 김현국

<필자의 개인 사정으로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지면을 떠납니다. 그간 성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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